크로스로 연재 "새오름 토크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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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13일
- 4분 분량
‘새오름 토크콘서트’2015 신입생 학부모와 만나다
학교의 시작은 언제일까 2015년 을미(乙未)년 새해가 밝았다. 언론사들은 새해관련 소식을 보도하느라 분주(奔走)하다. 올해는 청양(靑羊)의 해라고 한다. 한자어 중 을(乙)의 상징이 ‘푸른색’이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충남의 청양(靑陽)군이 덩달아 언론에 부각된다. 의류업체는 푸른색 양(羊)을 디자인한 옷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업들은 다양한 신년 마케팅(marketing)으로 홍보에 열을 올린다.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2015년 새해의 시작이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럼에도 신년운세와 1년 공휴일에 대한 정보는 언론에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꼼꼼히 챙겨야 할 뉴스도 있다. 해마다 달라지는 것들에 대한 정보다. 아마도 상황이나 형편에 따라 확인할 사항이 달라질 것이다. 2015년 교육과 관련해서는 어떤 정보들이 새롭게 나왔을까 찾아봤다. 서울시에서는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자격이 바뀐다. 현행 만12세에서 한 살 낮춰 만11세(현행 6학년 연령)부터 입학자격 검정고시가 가능해졌다. 서울시와 세종시 교육청에서만 공고가 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까지 동일하게 적용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교밖 청소년들의 정규중학교 진학 유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2015년부터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해 초중고 모두 입학시기를 ‘학년 초로부터 30일 이내로 제한’하는 기존 규정을 삭제키로 했다. 앞으로는 수업 일수가 3분의 2이상만 남으면 입학이 가능해져 4월 말에도 입학할 수 있다. 이 제도로 질병이나 외국 유학으로 학업을 단절해야 하는 경우가 줄어들게 됐다.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한 정책이어서 학교 행정상 다소 혼란스럽더라도 의미있는 정책으로 평가하고 싶다. 또한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특성화중과 자율학교의 중학교 졸업(예정)자가 고등학교 입학 전형에 응시할 경우 재학중인 중학교 소재지나 거주지 중 하나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게된다. 현재는 거주지의 고등학교에만 지원이 가능했다. 기회 확대 측면에서 의미있다고 하겠다. 정부가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는 9월 신 학기제 개편 검토에 대한 보도도 눈에 띈다. 3월과 9월 학기제에 대한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한창이다. 신학기를 9월로 변경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2015년을 시작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보도에 비해 정작 학교현장에서 시작이란 말이 조금은 낯설다. 신년초는 교육일정표상 전국의 모든 학교가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2014학년도의 학제가 끝나지 않았다. 2015년 2월말이 돼서야 회계연도와 함께 공식적으로 끝난다. 2월에 진급(進級)과 졸업식등 커다란 행사를 마치고, 반편성과 담임배정, 부서와 업무편성까지 2월말이 이 모든 것이 완료된다. 2014학년도가 종료된다. 3월초 입학식과 개학식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2015학년도가 출발한다. 학교현장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始點)은 3월이다. 그렇다고 시작에 대한 선(線)을 명확히 그을 수도 없다. 전(前)학년도가 끝날즈음 이미 신(新)학년도를 염두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되는 3월을 모두가 기대한다. 소명학교의 학생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담임선생님(멘토)이 누구냐’는 것이다. 자신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주고, 잘 잡아줄 것 같은 교사를 만나고 싶어한다. 작년에 11학년(고2과정)을 맡은 필자의 관심사는 올해 ‘만나게 될 학생이 누구냐’이다. 소위 공부에 관심이 없고, 문제를 일으킬 만한 학생을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언제나 하늘의 뜻은 그렇지 않았다. 막상 신(新)학년도를 앞두고 뚜껑을 열어보면 학생은 학생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기대가 모두 빗나가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한번 웃고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학년도를 힘차게 열어간다. 학생들도 신(新)학년도를 적응하는데 어느정도 여유가 느껴진다. 지난 1년간 진행했던 학교의 흐름을 경험해서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신입생들과 입학을 앞둔 신입생 학부모는 사정은 좀 다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궁금하다. 자녀들의 등하교, 학교에서 보내게 될 하루일정, 1년간 학교에서 진행되는 학사일정, 자녀가 지켜야하고 하지 말아야 할 학교의 교칙등이다. 그런데 학부모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일반적으로 학교의 반응은 어떤가. 새로운 학교생활을 앞둔 학부모에게 유인물(油印物) 몇장을 주고 짧게 안내하는 것이 전부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필자 역시 지난 8일 초등학교 입학대상 학부모로 학교에 가서 유인물 2장을 받아든게 전부였다. 오히려 학교정문에는 다양한 사교육 업체에서 나온 사람들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었다. 예비 학부모에게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친절하게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교육관련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 기이한 풍경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부모들은 자신의 발품을 팔아 자녀가 다니게 될 학교생활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 서점가에서도 새로운 입학생활 학부모 안내도서가 절찬리(絶讚裡)에 판매되는 시즌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 한권이 개별학교의 상황을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다.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년간 좌충우돌 신입생 학부모 생활이 벌이지게 되는 것이다. 학교가 이런 고민과 필요를 먼저 읽어내야 하는 이유다.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새오름 토크콘서트’를 기획하다
지난해 말 소명학교에서는 가장 궁금증이 많을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소명학교는 연말이면 학기말 매듭고사 성적처리와 행복한 성적표인 아람나눔 작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더불어 학교축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준비해야 한다. 축제가 끝나면 동계방학식을 준비하고, 겨울 보충학습 안내와 수요조사 파악도 해야한다. 연말이지만 신(新)학년도 준비를 위해 일들도 틈틈이 해야한다. 아마 전국 대다수의 학교가 비슷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의 우선순위에 따라 하나씩 일을 처리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간과(看過)하기 쉬운것이 이 신입생과 신입생 학부모다.1,2월을 막연하게 보내지 않고 새로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한 사전 안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입생보다 우선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만남의 장(場)을 마련의 필요성을 교사들이 공감했다. 주의할 것은 이 시간에 학부모를 불러놓고 일방적인 정보만 전달하는 딱딱한 시간으로 흐르는 강의형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이 되지 않도록 아이디어(idea) 회의를 수차례 가졌다. 그래서 전체적인 방향은 자유롭게 대화가 오고가는 ‘토크콘서트(talk concert)’ 형식으로 기획했다. 사전에 학부모의 궁금증을 문자로 조사해서 Q&A로 정리했다. 교육정보팀에서는 PPT를 제작해 참석한 학부모가 보기 편하도록 만들었다. 학부모 질문과 관련해 각 부서(팀)별로 유인물(油印物)을 만들었다. 또 ‘토크콘서트(talk concert)’ 당일 신입생 학부모 질문에 생생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작년 신입생과 선배 재학생 그리고 학부모를 패널(panel)로 섭외했다. 사전에 어떤 시나리오(scenario)는 꾸미지 않았다. 진솔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사 당일 처음 만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을 진행했는데, 평소 학생들에게 가장 엄한 역할을 감당할 학생생활팀장(일반학교의 학생부장)이 맡아 퀴즈형식으로 재미있게 진행했다. 학생생활문화 팀장인 김종은 선생님은 자신이 원래 부드러운 사람이라는 말로 학부모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토크콘서트(talk concert) 중간 중간에 학생 두 팀이 노래와 기타연주로 학부모에게 공연을 보여줬다. 학부모의 반응도 좋았을 뿐만아니라 진행상의 틈을 메우고 매끄럽게 다음순서로 넘어가는데 일조(一助)했다. 토크콘서트(talk concert) 전체 진행은 남자 교사보다는 여자교사인 이효선 선생님이 맡았다. 여성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차분한 진행이 돋보였다. 신병준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원마루 역, 포이에마 출판)라는 책을 참석한 학부모 모두에게 일일이 선물하며 일독을 권했다. 자녀를 교육하는데 교사와 학부모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선물한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시간이 소명학교의 ‘새오름 토크콘서트’였다. 이 시간에 신입생 학부모에게 대단한 정보를 준 시간은 아니었다. 모든 학부모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녀의 새로운 학교생활에 궁금증이 가득한 학부모와 학교에서 먼저 제안해 만남의 장을 열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과 유인물(油印物)로 궁금증을 해소 했겠지만 패널(panel)로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메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만남의 자리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16년 신년(新年) 교육분야 기사로 ‘전국에 있는 학교마다 궁금증 가득한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토크콘서트(talk concert)열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만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해마다 바쁜 연말 학교업무가 올해라고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신입생 학부모와의 만남이 중요하지 않으며, 우선순위에 따라 굳이 하지 않아도 무방(無妨)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녀의 새로운 학교생활을 앞두고 모든 것이 궁금한 학부모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묻고 싶고 답변을 듣고 싶은데 학교의 벽은 시작부터 너무 높게만 보인다. 간단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필요하다. 교사들도 교사이기 전에 가정에서 부모이다. 교사이면서 동시에 부모라는 정체성을 갖는다면 신입생 학부모를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학부모와의 소통(疏通)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명학교에서 새오름 콘서트‘를 2015년 연말에 다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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